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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2007)


밀양Secret Sunshine (2007) 별 4.3개 ★★★★★ 스포일러 주의

일반적인 로맨스물 아닙니다. 깁니다.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재미'가 매우 없을 수 있어요.
스탠다드하게 잘 만든 영화입니다. '좋은'이라는 말을 붙여야 할지는 조금 의문이지만요.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에 의존하면서 살아가는 거 같아요. 신애(전도연)이 남편의 부정을 애써 부정하는 것도 남편에게 의존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그리고 그 후에 아들인 준에게 의지하는 거죠. 신애는 사실 꽤나 신경질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사람이 준을 독하게 사랑합니다. 신애는 아들에게 전부이지만 오히려 아들은 신애에게 전부인 거죠. 그야말로 전부. 그런 전부를 유괴범에 의해 잃게 되고 신애는 기독교에 빠져듭니다. 의존의 대상이 점점 달라지는 거죠. 이 영화를 안티기독교 영화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전 그렇게 보지는 않아요. 기독교는 의존의 한 대상일 뿐이 아닌가 합니다. 하필이면 기독교인 이유는 가장 일반적인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실 기독교에 의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느냔 말입니다. 그리고 말씀에 따라 유괴범을 '용서'해주려 하지만 이미 그는 용서를 받았다는군요. 그것도 신께 말이죠. 신애는 평범한 인간일 뿐입니다. 불행을 가져온 사람을 용서하려고 했지만 그건 '자신'이 용서해줄 때만 가능한 일이에요. 자신이 아닌 존재에게, 비록 초월자라고 하더라도- 용서받았다는 건 인정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신애는 성聖녀에서 신의 규율을 일부러 어기는 존재가 됩니다. 그것도 자신을 직접 굴리면서요. 그리고 결국 손목을 긋죠. 그리고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간 미용실에서 유괴범의 딸을 보게 됩니다. 머리를 잘라주는 유괴범의 딸의 손을 거부하고 신애는 집으로 돌아와서 직접 머리를 자르죠. 이왕이면 희망적으로 해석해보려고 하는 중입니다. 신애는 이제 조금씩 의존함으로 살아가는 삶을 벗어나고 있다고요.  

송강호는 역시 멋지군요. 속물스럽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제대로입니다. 이 영화를 '들이대면 언젠가 뚫린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요. (웃음) 전도연의 미친 연기도 멋집니다. 가슴을 쥐어뜯는 장면은 정말 소름이 돋더라고요. 무섭도록 건조하고, 현실적이에요. 활기가 없는 지방의 소도시도, 부흥하는 교회도요. 신애가 아들을 보내고 혼자 서서 먹는 밥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어요. 그런 적이 있었거든요. 결국 상처는 낫지 않는 거 같아요. 그저 덮어두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언가에 의존하는 건 그저 그걸로 끝날 뿐인 거 같아요. 물론 그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요. 구원에 대해 언급할 생각은 없습니다. 너무 어려운 일이거든요. 살기도 힘든데 무슨 구원이란 말입니까.

영화 속에 가지가지 힌트가 많아요. 다시 보면 좀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by naki | 2007/06/03 21:22 | 내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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